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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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망조

관리자 0 2236

온종일 힘들게 일하고 피곤한 몸을 뉘는 그 순간은 고달픔도 잊은 채 꿈속의 세상에서 살다가 다시 눈을 뜨면 피곤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밥 한 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일터로 나간다. 그렇게 산 세월이 얼마였던가! 그 좋아하는 여행 한번 제대로 가 본 기억도 없고 식구와 맛있는 밥 한 끼 제대로 해 먹은 기억이 없다. 어느덧 자식은 다 커서 시집 장가가고 나니 이젠 ‘할 일은 다 끝났다.’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간경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라는 의사의 말을 듣는 순간 망연자실 말을 잃고 만다. 이제 일을 접고 아내의 병간호에 마음을 쏟으며 병원으로 집으로 아내를 위해 살았다. 하지만, 이미 깊어진 아내의 병은 호전되지 않은 채 결국 한 많은 세상을 뒤로 한 채 먼 곳으로 떠나버렸다. 그동안 몰랐던 아내에 대한 그리움, “사랑한다.”라는 말 한번 해 준 적이 없어요. 고생하는 아내의 등 한번 쓰다듬어 준 적이 없어요.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버리고 나니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덮여버린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아내를 보낸 후, 아들과 딸이 “아버지 혼자 사실 수 없으니 집 팔아서 우리와 함께 살아요.”라는 말을 들었어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밥 해 먹는 것도 그렇고 빨래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몇 년을 그렇게 살다 하는 수 없이 집을 팔아 아들에게 주고 아들 집에서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주들과 살 게 되었다. 그러나 아들과 자식이 처음에는 아주 잘해 줘서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는데 날이 갈수록 아들과 며느리가 아버지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들과 며느리의 눈치를 보는 격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그러려니 살았지만, 이젠 아예 “아버지, 노인 아파트라도 얻어서 나가세요.”라는 아들과 며느리의 말을 듣고 노인 아파트 신청을 해 놓았지만, 이게 하루 만에 나오는 것이 아니니 기다리다 지쳐 죽을 지경이었다. 더는 견딜 수 없어 노인은 아들 집에서 보따리 하나 달랑 들고나와 버렸다. “그래도 아파트 나올 때까지 계시지 그러셨어요?”라고 묻자 “참, 더러워서 살 수가 없었어요. 집에 오면 나하고 말도 안 해요. 먹는 것도 눈치 봐야 하고 살 수가 없어요. 내 돈 주고 이게 무슨 꼴인지 내가 바보지요.”라는 노인에게 “그럼 딸한테라도 가지 그러세요?”라고 하자 “집 팔아서 아들한테 다 주었다고 화가 나서 말도 안 한 지 오래되었어요. ”라고 한다. 노인은 어쩔 수 없이 노인 아파트 나올 때까지 갈 데가 없어 노숙자로 산다고 했다. “다행히 은퇴 연금이 나오는 게 있어요. 하지만 방 얻어서 살 만한 돈은 안 돼요.”라고 말하는 노인, 반찬은 없지만, 된장찌개와 김치에 밥 한 그릇을 먹고 “아파트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해서 혹시 다른 아파트라도 있으면 신청하려고 왔어요.”라는 노인에게 노인 아파트 신청서를 써 주었다. 봄비 내리는 밖으로 우산도 받쳐 들지 않고 비를 맞으며 어디론가 사라져가는 노인, 우리는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배웠지만, 아버지도 사랑할 수 없는 자식이 있어 세상은 참으로 슬프기 그지없다. 자신이 낳아 기르는 자식은 이쁘기 그지없건만, 자신을 낳아 애지중지 키워준 부모에 대한 사랑은 왜 없는 것일까? 그 자식은 지금 아버지가 없어 행복할까? 편안할까? 기쁠까? 죽기 전까지 절대 자식에게 재산은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 밥하기 싫으면 사 먹으면 될 것이고 빨래하기 싫으면 빨래방에 갖다주면 되는 것을 무엇 때문에 자식에게 있는 것 다 주고 갈 곳 없는 노숙자로 살아가는가 말이다. 라면이라도 주고 싶은데 끓여 먹을 곳이 없는 노인에게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가끔 오셔서 차도 마시고 점심이라도 드세요.”라고 말하자 “말씀이라도 고맙습니다.”라며 휭하니 가 버린 노인, 지금 노인은 갈 곳이 없어 어느 곳에 앉아 쓰디쓴 커피 한 잔을 기울이며 한숨이라도 쉬고 있을 것이다. 망할 놈의 세상이라더니 코로나보다 더 지독한 자식이 있어 망조가 든 노인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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