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사랑해야 해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홈 > 커뮤니티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그래도 우리는 사랑해야 해

관리자 0 4998

글쓴이 박춘선

 

“아! 그놈이 글쎄 바람을 피웠다니까, 이럴 수는 없어,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그놈이 날 두고 바람을 피우다니 내가 억울해서 못 살아.” 그녀는 전날 밤, 집으로 들어오지 않은 남편을 두고 오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확실하지 않은 남편의 외도에 대해 자신이 억울하다며 남편을 원망하고 있었다.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두고 가게를 하고 있던 그들 부부를 알게 된 것은 우리가 처음 버지니아로 이주해 왔을 때였다. 그녀의 남편이 정말 바람을 피웠는지 안 피웠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 두 부부는 곧 이혼하였고, 그녀는 얼마 후 다른 남자를 만나 동거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녀와 동거하던 남자는 어디로 가고 다른 남자가 살고 있었다. 세상에 가장 아름답기 그지없는 약속 중에 하나가 결혼서약이다. 나도 결혼한 지가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희미하지만 결혼서약이.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서로 위해주며, 검은 머리 흰 파 뿌리 될 때까지 잘 살라.'는 뭐 대충 이런 말인 것 같다. 그때 신랑 신부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며 넙죽이 대답하고. 반지 하나씩 나눠 끼고 하객들에게 인사하고 뭐 그렇게 대충 결혼식을 끝마친다. 이 세상에 남남이 만나 한 몸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한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야 하는 정말 중대사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요즘, 그렇게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탄생한 한 쌍의 부부의 맺어짐에 흠집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스산하다. 툭하면 이혼이요, 별거다. 모래알같이 많은 사람 중에 만난 두 사람, 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소중한 만남이던가, 얼굴도 모르는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키우고 마음을 합쳐 결혼이라는 것으로 인해 한 가정을 이루었다. 매일같이 얼굴 맞대고 살아가야 하는 날 중에는 행복하고 기쁜 날도 있을 것이고, 슬픈 날도 있을 것이고, 가끔 티격태격 싸움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고 결혼인 것을, 요즘은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별스럽지도 않은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쉽게 이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갓 결혼한 부부에게 “축하한다.”는 말보다는 “잘 살라”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부부를 가리켜 사람들은 天生緣分이라고 한다. 즉,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뜻이다. 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 말인가? 그러나 하느님이 짝지어 준 그 인연들을 인간들 마음대로 찢어버린다. 남편이 바람피웠다고 이혼하고, 아내가 도박했다고 이혼하고, 손찌검한다고 이혼하고, 정떨어졌다고 이혼하고. 요즘은 돈을 못 번다고 이혼하는 사람도 있다. 전에 어떤 사람은 아내가 애교가 없다고 이혼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또, 성격 차이가 난다고 이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참으로 이유가 너무 다양하다. “하늘이 맺어 준 것을 사람들이 마음대로 풀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약90%가 열심히 교회를 나가서 하느님 말씀을 듣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말씀이 마음에 들면 지키고 마음에 안 들면 자기들 마음대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지키지 않는다. 또, 교회란 하느님 아버지의 집이다. 그러니 우리는 교회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의 복음 말씀을 듣고, 한 주일을 밖에 나가 아버지의 복음을 전하고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내가 믿는다는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을 지키지 않을 바엔, 피곤한데 굳이 교회를 나가 주님의 말씀을 들을 이유가 없건만, 그래도 사람들은 교회를 찾는다. 그리고 인연을 만나면 하느님 앞에 서서 결혼서약을 하고,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 하지만 요즘 부부들을 보면 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기들 멋대로 이혼하고,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했던 그 소중한 약속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깨어버린다. 그리곤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아버지는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어요. 아마 아버지의 뜻인 것 같아요.”라고 하기도 한다. 세상에 제 자식이 이혼하기를 원하는 아버지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리고, 아니 뭐 주님이 잘살라고 했지, 살다 살기 싫으면 이혼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잘 되면 내 탓이요, 안되면 조상 탓이라더니, 이혼하는 자기의 탓은 없고 주님 탓으로 돌린다. 가끔 전화상담 중, 이혼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혼하겠다는 사람은 없고 이혼을 당하는 사람들이 상담을 요청한다. “왜 이혼하겠다고 그러던가요?”라고 물으면 “글쎄 그걸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니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밖에, 물론 처음 결혼할 때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우선이었지만, 사랑이란 것이 매일같이 옆에 붙어 있는 뜨거운 것이 아니다. 사랑이란 놈은 어느덧 자기 할 일 다 하고는 떠나버린다. 우리나라 말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이 없으면 정이란 놈이라도 붙들고 살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사랑으로 낳은 예쁜 아이들을 키우며 한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 한 발짝만 양보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는 삶, 그것이 주님께서 말씀하신 '성가정'이 아닐까? 바람을 피웠다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그 상대가 왜 바람을 피웠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함이 옳지 않을까? 남편이 아내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내 탓이요, 아내가 남편에게 무관심한 것은 남편 탓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대화로 풀어가며 가정을 지켜야 함이 마땅하건만. '우리 이혼하자.”라며 이혼서류에 도장 쾅쾅 찍고 갈라서면 남아 있는 어린아이들의 가슴에 박힌 깊은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이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또 평생 함께하자고 맹세하며 출발했던 그 약속을 깨어버림으로 인해 안고 가야 할 가슴에 진 멍울들은 어쩔 것인가? 그렇게 자신들의 마음도 제대로 추스를 수 없을 바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평생을 함께 사랑하며 살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솔직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하던가, 아니면, “그렇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잘 살겠다고 하느님 앞에 버젓이 맹세해 놓고, 검은 머리가 파 뿌리는커녕 새치도 나기 전에 제멋대로 헤어져 버리는 요즘 사람들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한 번쯤 우리 모두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0 Comments
SUB MENU
State
  • 현재 접속자 9 명
  • 오늘 방문자 1,989 명
  • 어제 방문자 861 명
  • 최대 방문자 2,756 명
  • 전체 방문자 1,000,572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