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늙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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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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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아름답게 늙어가자.

관리자 0 6622

누구를 기다렸을까?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목적 없이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나온 반평생을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알 길이 없다. 너를 위해 살았건만, 남은 것은 오직 상처이었고 나를 위해 살았으나 남은 것은 오직 이곳저곳 쑤시고 결리는 아픔뿐이었다. “늙으니 얼굴 주름이 너무 보기 싫어요.”라는 노인에게 “늙음을 아름답게 생각하세요.”라고 말은 했지만, 역시 팽팽한 피부에 젊음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움이 늘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어차피 생물은 늙게 마련이고 더 늙으면 죽는 게 맞는 말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우리 엄마와 아버지의 몫인 줄만 알았다. 늙어서 죽어야 하는 것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몫인 줄만 알았다. 어느 날 남편이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다. “웬 검은 양복?”이라고 물으니 자신의 상사였던 여자가 유방암이 전이되어 사망했다고 한다. 은퇴 후 2년 만에 양복 입은 남편 모습이 왠지 낯설다. 아직 60도 되지 않은 여자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눈을 뜬 오늘 아침이 감사할 뿐이다. 지금 우리는 누구를 기다리며 사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도하며 죽음을 맞이할 그 날을 기다리며 살고 있을 뿐이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누구나 다 갈 저 먼 세상으로 가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무엇을 위해 살지 말자.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아보자, 늙었으니 할 일이 없다고 말하지 마라. 늙어도 우리는 우리 자손에게 남겨주어야 할 정의와 도덕을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정의가 무엇이고 도덕이 무엇인지 요즘 사람은 알지 못한다. 나의 것을 갖기 위해 남보다 더 좋은 것을 갖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리며 사는 그 모습에선 도덕도 사랑도 그리고 아름다움도 없다. 그들에게 늙은 우리가 남겨주어야 할 것은 오직 사랑이리라. 자식에게 일등이 되라고 말하지 마라. 자식에게 가르칠 것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야 한다. 누군가가 “우리 아들이 공학 박사예요.”라고 말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박사 학위를 소지한 아들 자랑하는 부모는 지금 정부 보조 혜택을 받기 위해 내 앞에 앉아있었다. 우리는 부모를 공경하고 어른을 존중하며 사는 법을 배웠다. 늙은 부모는 살길이 막막하여 보조금을 신청하면서 그래도 잘난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러더니 “그렇게 키워 놓으면 뭐해요. 부모도 모른 척하는 놈인데”라며 한숨을 쉰다. 아는 척하기를 바라지도 마라. 효도를 바라지도 마라. 그것을 바라는 것은 어리석을 뿐이다. 내 얼굴에도 이곳저곳 주름이 늘어나고 작년보다 근력이 없다. 그래도 힘 하나 배짱 하나는 타고났다고 자부했지만, 이젠 나도 늙어가고 있는가 보다. 그래도 어쩌랴! 더 늙기 전에 더 아프기 전에 그리고 희망이 없어질 때까지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들리고 보이고 말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가 후손에게 해 주어야 할 것이 많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데 그것을 끊지 못해요.”라고 하기에 “그럼 끊지 마세요. 좋아하는 것까지 포기하며 살아가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네요.”라고 말하며 그래도 끊어야 할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다른 것은 다 몰라도 도박은 끊어야 한다. “돈도 없어요. 늙고 병도 들고 몸도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해요.”라고 말하던 노인이 어느 날 도박에 빠져버렸다. 그의 입에선 돈도 없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카지노에 갖다 바칠 돈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도박은 하지 마세요. 가끔 한 번쯤 놀러 가는 것은 몰라도 매일 그곳을 다닌다는 게 이해할 수 없어요.”라고 하자 “뭐 늙으니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다니다 보니 거기 아니면 재미가 없어요.”라고 한다. 누구 말대로 늙어도 곱게 늙으라고 했다. 곱게 늙지는 못할망정 도박에 빠져 버린 남편 때문에 아내는 속이 탄다. 이걸 어쩌랴! 아내는 이제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요. 어쩌면 좋을까요?”라는 아내에게 해 주어야 할 말이 없을 뿐이다. 잘한 것은 없더라도 추하게 늙어가는 것은 한 번쯤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예진회 봉사센터 웹 ykcs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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