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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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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대화

관리자 0 6678

그녀가 흰 봉투 하나를 불쑥 내밀며 “이게 왔는데 이게 뭔지 읽어보고 그곳에 연락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면 되니까 전화 좀 해 줘!”라며 첫 마디가 반말이다. “이게 뭔데요?”라고 묻자 “나도 모르지, 그러니까 읽어보고 뭔지 전화해서 알아보라니까.”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그런데 왜 반말을 하세요?”라고 묻자 “내가 반말했나? 아~유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헛소리를 했네요.”라고 한다. 그녀의 말을 귓전으로 들으며 봉투를 열자 “뭐라고 썼어? 그게 뭐야?”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이 내 심장을 떨게 하였다. “다른 데 가서 알아보세요. 내가 당신 친구도 아니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너무 함부로 하네.”라며 편지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그가 “나보다 나이도 어려 보이고 그래서 그랬지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라고 한다. 

말에도 예의가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지껄이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그녀가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는다. 나이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도움을 청하면서 무슨 하인에게 명령하듯 말하는 사람을 자주 본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한다면 정말 좋았을 것을. 그녀가 “미안해요. 어떻게 말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라고 말하지만 이미 마음이 상한 나의 마음을 다시 돌이키기엔 멀리 와 버렸다. 녹색의 계절,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무더위가 벌써 땀을 흐르게 한다. 언제 가버렸나! 아름다운 봄꽃은 다 어디로 가고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봄은 이미 멀리 떠나버렸다. 그녀가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갔지만 별로 미안한 마음은 없었다. 우리는 그래도 이웃을 생각하며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 애를 써 보지만 가끔은 별것도 아닌 일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 날도 있다. 그러려니! 그럴 수도 있으려니!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약하기 그지없는 인간인지라 냉정하게 그녀를 돌려보냈다. 그래도 주님께서 “얘야 그럴 때도 있는 거란다. 그러니 속상해하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신다. “그래도 어떤 때는 짜증 나요.”라고 응석을 부려보지만, 주님께선 이미 하실 말씀을 다 하셨는지 말씀이 없으시다. 남편이 아내에게 계속 소리 지르며 언성을 높인다. 아내는 입을 삐죽이며 할 말을 하지 못한다. 남편은 무엇이 못마땅한지 아내의 손길마저 뿌리치며 계속 투덜거린다. “왜 아주머니 말씀을 자꾸 끊으세요?”라고 하자 “이 사람이 배운 게 없어서 말을 함부로 해요. 제가 이러고 삽니다. 아무리 가리켜도 알아듣지를 못해요.”라고 말하는 남편의 얼굴을 보니 그도 그다지 잘나 보이지 않는다. 기다렸다는 듯 아내가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많이 배워서 남을 무시해?”라며 한 마디를 내뱉는다. “시끄러워, 내가 그게 아니라고 얼마나 그랬어?”라며 소리를 지른다. 부부가 싸우는데 왜 내 머리가 지끈거릴까? 겨우 일을 마치자 남편이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그러자 아내가 눈을 흘기며 남편을 따라나선다. 그들은 가면서 또 싸울 것이다. 말 한마디로 우리는 얼마든지 아름다움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존중하고 다독이며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싸움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모습이 아내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인다. 자신이 하는 것은 모두 다 옳았다. 그러나 아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니 부부는 날이 새도 날이 어두워도 그렇게 투덕거리며 살아갈 것 같다. 다시 또 하루해가 넘어간다. 이제 막 시작된 녹색의 여름도 곧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로 접어들겠지? 어서 빨리 이민자들의 생활이 정착되어야 할 텐데 불법 체류자들의 삶이 너무 무거워 보인다. “이젠 일자리도 없어요. 날도 더운데 일거리가 있어도 힘들어서 걱정이에요.”라고 말하는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그러게요.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것 같은데 걱정이네요.”라고 말하지만,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마음이 무겁다. 장애인 아들을 둔 여인은 “아이가 아픈데 불법이라서 혜택을 받을 수 없어서 큰일이에요.”라며 애를 태운다. 병원을 가야 하지만 신분이 그렇다 보니 어찌해 볼 수가 없다. “어쩌면 좋을까요?”라고 말하는 여인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힘없이 걸어 나가는 여인의 등위에 뜨거운 햇살이 내리고 있었다. 


예진회 봉사센터 웹 ykcs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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