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오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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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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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회오리바람

관리자 0 6037

성큼 다가온 가을이 넘~넘 반갑고 행복하고 기쁘다. 왜일까?~ 나는 왜 가을을 좋아할까? 옛날에는 풍성한 오곡백과가 익어가기 때문이고 아름다운 단풍이 피기에 아름답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 하나는 찌는 듯한 무더위 대신 내 몸속으로 파고드는 선선한 바람이 좋아 나는 가을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이제 서서히 녹색의 잎이 옷을 바꾸어 입으려고 한다. 단풍이 지면 곧 추운 겨울이 오겠지? 나는 눈 내리는 겨울을 좋아하건만 요즘은 탐스러운 함박눈 내리는 겨울도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이렇게 또 한 계절을 맞이하였다. 요즘은 시민권 신청에 많은 사람이 문의한다. 트럼프라는 사람 하나 때문에 지금 세계가 시끌벅적 이고 있는 상황에 이민자들의 생활이 어렵다. 그들은 “시민권까지 생각하지 않고 살았는데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어쩔 수 없이 시민권 신청을 한다.”라는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세상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니라 더 험하고 어려운 세상살이라는 것이 실감이 된다. 왜 우리는 굳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살아가야 할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세월을 맞이한 것이다. 불법체류자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 가고 영주권 소지자들은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애를 쓴다.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닥칠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사는 그들의 모습에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이민 생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어쩌랴! 법이 그렇다면 따를 수밖에 없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든 세상, 서민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를 쓸 뿐이다. 우리 서민들은 부러운 것이 없다. 지식인도 부럽지 않고 돈 많은 부자도 부럽지 않으며 명예를 가진 사람들도 부러워하지 않는다. 배고픈 이에게 밥을 한 끼 나누어 주는 삶, 입을 것이 없는 사람에게 따뜻한 옷 한 벌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 갈 곳 없는 사람을 위해 그가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그런 삶을 위해 사는 심성이 곱고 인성이 바른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원할 뿐이다. 그렇게 청명한 하늘처럼 맑고 따뜻한 삶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기를 원하건만 정부인지 법인지 그런 것들이 사람의 고운 심성에 못질하고 있을 뿐이다. 백 년을 산다는 세상이라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우리는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염병할 이민자들의 단속이 너무 심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해 우리는 죄인도 아니면서 죄인같이 마음을 졸이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오랜만에 누군가가 찾아왔다. “요즘 어떠세요?”라고 묻자 “제가 영주권이 없는 통에 주인이 어쩔 수 없이 주인이 나가라고 해서 일을 그만두었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말속에 힘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해요?”라고 하자 “빨리 대통령이 바뀌든지 해야지 이래서 어떻게 살겠어요. 지금 죽기 일보 직전입니다.”라며 한숨을 내쉰다. 그 땅이나 이 땅이나 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참 좋은 세상이건만, 인간이 만든 법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이렇게 허무하고 안타깝게 만들어 버렸다. ‘막일’이라도 해 보고 싶지만, 그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며 “어쩌나!”라는 생각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제 그가 살아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녀가 빨리 시민권을 취득하여 부모에게 영주권을 안겨주는 일밖에 없는데 설상가상으로 아직 아이들이 어려 시집가고 장가갈 나이가 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어쩌면 좋단 말인가. 시민권에도 상속할 수 있는 법안이 생긴다면 나의 시민권 한쪽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만 그럴 수도 이럴 수도 없는 이민 생활, 더 강화되어 가는 이민법 때문에 죽어가야 할 사람은 선하디선한 서민일 뿐이다. 그는 “일을 해야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라며 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사정을 뻔히 아는 내가 누구에게 그에게 일자리를 주라는 말을 할 수도 없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떨군다. 그에게 해 주어야 할 말이 나에게도 없기 때문이다. 오곡이 풍성한 가을도 그에겐 아무 의미가 없었다. 청명한 가을하늘도 선선한 가을바람도 그의 마음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었다. 그의 가슴 속을 가득 메운 것은 엄청나게 불어닥치는 회오리바람뿐이었다. 나에게 행복을 열 수 있는 열쇠 한 개만 있다면 그들에게 행복의 문을 활짝 열어줄 수 있으련만 그렇게 할 수 없는 나는 무심하게 고개만 돌릴 뿐이다. 주여! 돌보아 주소서! 당신의 자식이 저렇게 울고 있습니다. 아멘. 


예진회 봉사센터 웹 ykcs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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