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나라에서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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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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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주님의 나라에서 평안하기를!

관리자 0 6252

찬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드니 서서히 한 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나 보다. 이맘때면 언제나 “올해는 어떻게 살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잘한 것이 있다면 48년 동안 홀로 계시던 아버지를 차일피일 미루다 올봄에 어머니 곁에 모신 일이다. 이제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2월에 돌아가신 노인의 유골이 이제야 도착했다. 연고자가 없는 분의 위임을 맡은 일은 잘한 일이지만, 유골을 받고 보니 “어떻게 처리해 주어야지?”가 큰 고민으로 남아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수습해야 하는데 감당이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납골당에 모시라고 하지만 그게 그리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망설여진다. 어쩌다 나는 그 일을 떠맡았을꼬! 라고 한탄 아닌 한탄을 해 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 곳에나 뿌려 버릴 수도 없고 난감하기 짝이 없다. 76년 동안 살면서 어찌 아픈 사연이 없을까마는, 그렇게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병실에서 아픈 상처를 안고 홀로 눈을 감으며 그는 얼마나 울었을꼬! 평생소원이던 자식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기어이 한 많은 세상살이를 접어야 했던 노인, 그런데 이젠 자신의 마지막 남은 뼛조각까지 방치되고 있으니 그 얼마나 한탄스러울꼬!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면 들에라도 뿌려드릴 수밖에 없어  안타까움만 더해 간다. 어떤 사람이 “교회는 정말 열심히 다니는데 정말 천당이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내가 죽어보지 않아 천당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의 마음속에 “주님의 나라가 믿기에 의심하면 안 된다.”라고 하자 “그래서 천당 가려고 교회 나가는데 어떤 때는 의심이 들어요.”라고 한다. 믿기 싫으면 믿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믿어야 마음이 편할 것이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예수님을 만나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예수님의 말씀으로 다시 한번 태어나는 기적을 겪었기에 주님을 의심하지 않는다. 누가 물어도 나의 대답은 항상 “주님의 나라는 분명히 있습니다.”라고 한다. 떠나신 그 노인도 “교회는 심심해서 나가지만, 헌금 낼 돈이 없어 미안하다.”라고 했었다. “교회는 돈을 내야 가는 곳이 아니라 주님이신 나의 아버지를 만나는 곳이기에 돈이 없어도 나가세요.”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분은 지금 주님의 나라에서 고통 없는 행복을 누리리라 믿는다. 이제 서서히 그분이 떠난 1주년이 되어 간다. 가족을 찾아 그분의 사망 소식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놈의 식중독인가 뭔가에 걸려 결국 찾아보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것이 후회스럽다. 그 녀석은 왜 하필 그때 나를 찾아와서  괴롭혔는지 괘씸죄로 넣고 싶은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 찾을 길이 막막하다. 이제 그분을 가족 품에 안겨주면 좋을 텐데, 마지막으로 무엇을 써 보려고 애쓰시던 그분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그래도 가족은 없지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찾아와 자신의 속 사정을 이야기하며 한숨 쉬던 분, 가끔은 ‘팔자타령’을 하며 “죽는 게 답인데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으니 답답하다.”라며 하소연하던 그분의 손도 많이 잡아주었건만, 지금 이렇게 그분의 유골을 보니 애달픈 마음만 앞선다. 그리고 “제가 잘 모셔 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라고 해 본다. 그분이 내 말을 들었을까? 들었을 것이다. 듣고 모든 것 훌훌 털어버리고 주님의 나라에 들어갈지도 모를 일이다. 한 많은 세상일 다 잊고 주님의 나라에서 행복하길 기도해 본다. 


예진회 봉사센터 웹 ykcs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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