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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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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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주님 안에서 평안하소서!

관리자 0 7542

성탄엔 뭐니 뭐니 해도 하얀 눈이 내리기를 소망하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이다. 특히 성탄 이브엔 함박눈을 맞으며 거리를 거니는 그 멋스러움은 늙으니 젊으나 청춘의 맛을 느끼는 아주 아름답고 정겨운 시간이다. 노인 아파트에 살다 후두암으로 돌아가신 노인의 유골이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당혹스러웠다. 가족도 없는 그분의 ‘유골을 어떻게 해야 하나?’를 생각하며 거의 한 달을 보냈다. 버릴 수도 없고 갖고 있을 수도 없고, 가족을 찾아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그분의 주민등록증이 유품 속에 있어 그분이 태어난 고향의 군청과 경찰서로 편지를 보냈다. 가족이 아니면 다른 사람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 조심스레 편지 한 장과 함께 그분을 찾을 수 있는 것을 챙겨 보냈는데 거의 2주 만에 그분의 동생을 찾았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연락을 보낸 군청 직원의 말에 따르면 ‘돌아가신 분의 자녀와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고 자신이 형님의 유골을 인수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라 유골 인수에 대한 비용을 걱정한다.’라는 내용이었다. 돌아가신 분을 알게 된 것이 벌써 10년이 되었다. 시민권을 신청하기 위해 우리를 찾았던 것이 인연이었지만, 그는 직장을 잃으며 생활고를 겪게 되었다. 먹을 것이 부족하여 생활에 필요한 부식을 꾸준히 마련해 주었지만, 월세가 밀렸을 때 나이 어린 주인의 심한 욕설을 들으며 ‘자살’을 생각하였다. 우리의 형편도 그다지 좋지 않아 기금 모금으로 돈을 모아 그분의 월세를 해결해 주었지만, 삶은 여전히 고되고 힘들었다. 한숨으로 지내던 어느 날 노인 아파트가 나오면서 생활이 나아지기 시작하자 그에게 찾아든 것이 ‘후두암’이었다. 작년 5월쯤인가,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가족도 없는 그에게 법적 보호자가 되어줄 사람이 없었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를 위해 하는 수 없이 법적 보호자를 자청했는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 후두암 수술을 받은 후 그는 목소리를 잃고 말았다. 그렇게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간호사가 ‘사실은 지금 환자가 암이 간과 폐에 전이되어 심각하다.’라고 귀띔해 주었다. 그리고 환자를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을 때 가슴이 무너졌다. “선생님, 호스피스 병원에 있는 시설이 여기 병원보다 훨씬 좋아서 그곳으로 옮겨야 한답니다.”라고 했을 때 그분의 눈가에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긴 날 새벽 3시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장례를 치러야 하는 것이 옳겠지만, 그럴 수 없어 그분의 시신을 기증했는데 지난 11월 그분의 유골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동생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그분이 그토록 그리던 고향에 가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고국을 떠난 지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을꼬! 올해가 가기 전에 가족을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한 것이 이루어져 정말 감사할 뿐이다. 동생은 울면서 “형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형님 유골을 보내주시면 제가 그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은혜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다. 그저 가족 품에 고이 안겨드리게 된 것이 그저 기쁘고 행복하기만 하다. 어느덧 올해도 저물어 간다. 12월 31일은 어머니가 떠나가신 지 4년이 되는 날이다. 아직도 내 가슴에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찡하게 남아있건만, 이제 그분을 보내드리며 새삼 옛 생각에 젖는다. 고통 없는 먼 세상으로 가셨지만, 자신의 유골을 보며 ‘내 가족에게 돌려보내 달라.’라며 비통한 마음을 안고 이 세상을 떠나지 못했을 것만 같다. 그분의 유골을 상자에 넣어 예쁘게 봉했다. 그리고 그분이 평소 즐겨 드시던 술 한잔 올리고 “선생님 이제 고향으로 갑니다. 부디 모든 것 다 내려놓으시고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세요. 부모님도 만나셔서 미국에서의 옛 추억을 나누시며 행복하세요.”라고 인사를 드린다. 눈물이 흐른다. 그분의 겪었던 절망과 고통을 보았기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 오늘은 정말 눈을 맞고 싶다.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걷고 싶다. 그런데 오라는 눈은 안 오고 겨울의 찬 공기만 옷 속으로 스며든다. “주여! 그분에게 죄가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그에게 영원한 평화를 안겨 주소서. 아멘. “올해도 저희 예진회를 사랑해 주시고 많은 관심과 도움 주신 한인 여러분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한인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봉사하는 예진회가 되겠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예진회 웹사이트 ykcs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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