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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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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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다시 태어난다면

관리자 0 3733

글쓴이 박춘선


오래 전, 남편이 군에 있을 때, 부하 여직원이 총과 마약을 갖고 빌딩으로 들어오다가 발각되어 체포되었다. 그녀는 어떻게 그게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그런 위험한 물건을 들고 들어오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사건은 그 후에 터지고 말았다. 그녀가 재판 중에 “내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상관들이 나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신고한 사람도 흑인이요, 잡아간 사람도 흑인이었고 그것은 그녀가 해 낸 의미없는말이었기에 별탈없이 마무리 되었지만, 이런 일이 종종 있을 때마다 나는 하느님께 묻고 싶은 것이 꼭 있다. “왜하느님께서는 인간의 피부색을 검고 희게 만드셔서 이렇게 세상을 북새통으로 만들고 계시나요”이다. 다행(?)히 우리 한국인은 백색과 흑색의 중간정도의 피부색을 가지고 있어서 이쪽으로 가도 되고, 저쪽으로 가도 되겠지만, 흑인들은 유난이 자신들의 피부색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과연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까, 모든 사람은 아마 지금보다는 더 나은 생활, 더 행복한 인생을 사는 희망과 꿈을꾸며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니 나는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해도, 그 세상이 이 세상일 것이고 이 세상이 그세상일 것일 것만 같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옛날 그때 그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다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이 뱃속이 더 편할 것같다. 한국은 정치한다는 놈들의 꼬락서니가 가관이고, 미국은 늘 흑.백끼리 지지고 볶는 통에 정신이 없다. 자신이 할 일만 열심히 하고 살아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진대, 늘 남을 탓하고 늘 남을 원망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는 그런 사람때문에 선량한 민족들이 울상을 지으며 산다는 것이 어쩐지 이 세상이라는 곳이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 어려서 넘어져 반신불구로 살아가는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가 제일 먼저 내게 한 것은 내 가슴에 안겨 우는 것이었다. 오른쪽 손은 움직일 수 없는 반신 불구였고,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 이제 나이겨우 60에 홀로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인생이 잠시 서러움을 돋운 것은 아니었을까, 불우이웃돕기 행사때, “꼭 오세요.”라고 하자 “제가 갈 수가 없습니다. 운전도 못하고 차도 없고 데려다 줄 사람도 없고.”라며 울먹이던 그녀, 말도 어눌한 그녀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지 못하는 그녀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떠나보는 먼 길이었다. 볼티모어를 지나 어딘가에 있는 조그만 읍내에 살고 있는 그녀에게 준비해 간물건을 건네 주었을 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짓던 그녀, 그래도 입양보낸 두 아이가 자주 찾아와준다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커다란 행복이라고 말했다. “매일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묻자. “아침에 일어나버스 타고 동네 한바퀴 돌고 기도하고 그냥 그렇게 살아요.”라며 방긋이 웃던 그녀. 시끄러운 세상과 동떨어진외진 곳에서 홀로 사는 그녀가 오히려 행복해 보인 것은 세상살이의 시끄러움을 너무 많이 알고 있었던 것은아니었을까?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떠나 올 때 그녀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먼 곳까지 오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건네는 그녀의 인사가 오랜만에 찾아든 객이 떠남을 아쉬워하며 작은 눈물 방울을 훔치고 있었다. 작은 마음 하나 때문에 누군가가 행복해 하고 있었다. 별것도 아닌 것에 감사하고 있는 그녀를 보니 옛날 옛적에 가난해도 이웃과 더불어 깔깔대며 세상일 모른 채 살았던 그때가 정말 행복했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은 멀었지만, 먼 길을 오는 그 시간만큼은 우리에게도 기쁨의 시간이었고 그녀가 더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 주기를 마음으로 기도하는 날이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면 가난해도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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