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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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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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복 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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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선


“올해엔 도토리가 많이 열리지 않아 감이 없대요.”라시는 노인은 “작년에는 도토리가 많이 열어서 다람쥐가 도토리 따 먹느라고 감이 많이 열렸는데 올해는 다람쥐가 먹을 게 부족해서 도토리 대신 감을 다 따먹었어요.”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으신다. 에구~동물의 세상에도 올해 들어 경제침체가 왔나 보다. 길거리에 널려있는 게 도토리 알맹이인 것 같은데 왜 하필이면 노인 집 뒤뜰에 한 그루 서 있는 감나무의 감은 따 먹어서 노인의 마음에상하게 하였을까. 동물이나 사람이나 먹을 것이 부족하면 안 될 텐데. 출판기념회 행사를 마치고 보니 음식이많이 남아있어 노인 아파트에 계시는 어르신들께 잔치라도 마련해 드릴까 하는 생각에 전화를 드렸더니 “먹다남긴 음식을 누가 먹겠어? 우리 그런 것 필요 없다.”라고 하시며 ‘딸각’ 하고 전화를 꺼버리신다. “내가 실수했나? 그러면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진다. 하루가 지났다고 음식이 상할 리도 없는데 그래도 그러면 안 되는가. 그런 나를 보고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끼리 잔치하면 되지요.”라는 분의 말씀을 듣고 교실 학생들과 회원들을 불러 한바탕 잔치(?) 같은 것을 하고 나니 공연히 노인께 전화한 것이 민망스럽다. 그러다 보니 몇 달 전에 “지금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를 못했어요. 빵 몇 개로 배를 채웠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없어요. 먹을 것 있으면 좀 주실 수 없나요?”라며 휑한 눈으로 고개를 숙이던 어느 분이 생각난다. 갈 곳이 없어서 이곳저곳 길거리에서 자다 경찰에게 훈계까지 받았다.”며 “어느 땐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에 죽음을 생각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선 쉴 수 있는 방이라도 있으면 괜찮을 텐데 방도 없으니 취직도 어렵습니다. 몇 군데 이력서를 넣었으니 연락이 오면 괜찮을 거예요.”라며 고개를 떨구던 남자. 반찬 없는 밥을 입에 넣으며 큰 눈을 감던 그 사람,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먹을 것이 넘쳐서 주체를 못 하고, 노인들은 하루 지난 음식을 준다고 투덜대고 생각해 보니 세상살이라는 것이 신비스럽기만 하다. 삶이 행복한 사람은 “요즘 세상살이 너무 편하고 좋아.”라고 말하고 어려움 속에 사는 사람은 “가난했어도 옛날이 좋았어.”라고 말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이 살기는 좋아졌지만 각박해진 사람의 가슴이 아쉽고 가난했지만, 옛 시절은 정이 많아 좋았던 것 같다. 옛날엔 컴컴한 밤에 찾아든 낯선 객에 밥한 상 차려주고 한 귀퉁이 방을 내주었지만, 요즘은 낯선 사람이 오면 경계를 해야 하고 한 상의 밥과 방을 내주기보단 경찰을 부른다. 기르는 개가 아프면 빚을 내서라도 병을 고쳐주지만, 이웃이 아파 고통 중에 있을지라도 자신 일이 아닌 양 약값은커녕 뒤돌아서는 것이 요즘 세상인 것 같다. 추위가 닥쳐오는 지금 우리 이웃은 잘지내고 있는지 한 번쯤 살펴보고 따스하게 뿜어나오는 작은 마음 한 조각 내어 줄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그들의 삶이 곧 나의 삶이며 나의 삶이 곧 그들의 삶이 안 되리라 어찌 알겠는가, 사랑을 나누고 마음을 나눈다면정말 행복하고 복 된 삶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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