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긴 채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홈 > 커뮤니티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홀로 남긴 채

관리자 0 2998

가끔 기쁨이란 무엇이며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무엇이 우리를 기쁘게 할 수 있으면 어떤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풍족하게 가진 삶을 살며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착하고 성실하며 행복을 느끼며 사는 모습이 가장 행복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슬픔이고 고통일까? 아무리 열심히 일하며 살아도 늘 부족한 것을 채우느라 고달픈 삶을 사는 것이 슬픔이오, 고통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아가며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이 있음은 슬픈 일이다. 어린 나이에 아빠를 잃고 엄마를 따라 미국에 와서 자란 어린아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엄마뿐이었다. 그러나 대학 입학 후, 아이는 말기 암으로 고생하던 엄마를 떠나보내야하는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가끔 “내가 죽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남아있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아요.”라며 울먹이던 젊은 여인의 모습이 아직 내 기억 속에 생생했지만, 언제부터인지 젊은 여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인의 핼쑥한 모습을 볼 수 없이 그렇게 무심한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이제 막 대학을 들어간 아이를 걱정하며 “어떻게든 병이 낫기를 희망하며 살고 있는데, 단 아이가 대학만 졸업할 때까지라도 살아야 하는데”라며 울던 여인, 얼마 전 우연히 그 여인의 전화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육 년 전, 나에게 남겨둔 그녀의 전화번호, “아마 갔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무심코 전화를 걸었다. 벨은 울렸지만, 대답이 없었다. 고개를 저으며 전화기를 놓은 지 얼마 후, 같은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직 살아있었구나”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으며 여인의 이름을 대자 “저의 엄마인데요.”라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단히 내 소개를 하자 “엄마는 5년 전에 돌아가셨어요.”라는 말을 들으며 “아! 그랬군요.”라고 하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자꾸 남자의 힘없는 목소리가 귓전에 맴돌고 있었다. 며칠 후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떠난 후, 아직 대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친구 집에서 얹혀살고 있다고 했다. “일해야 하는데 그게 일거리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슬픔이 밀려왔다. 어린 나이에 일가친척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은 고통이었다. 아직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그 나이에 어찌 살아왔는지 듣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의지할 곳 없는 미국 땅에서 아이는 무엇을 하며 견디어 냈을까? 무슨 생각으로 살아왔을까? 무엇을 먹으며 지금까지 살아왔을까? 어려움을 호소할 곳도 없이 홀로 고아가 된 아이, 가슴이 쓰라렸다. 누구나 이런저런 사연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지만, 이 세상에 가장 슬픈 것은 기둥이 되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아무도 없다는 것보다 더 슬프고 외로운 삶은 없을 듯하다. 부모를 잃고 자식을 먼저 보낸 것도 슬픈 일이지만, 홀로 덩그러니 허허벌판에 버려진 삶보다 더 아픈 삶은 없을 듯하다. 어쩔꼬! 아이를 만나기로 했지만, 이미 나의 가슴은 그 아이가 홀로 겪었을 지난날의 아픔이 이미 가슴 안에 꽉 들어와 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지만, 이렇게 주님께서 나그네가 된 힘없는 인생을 또 보내주신다. 그에게 해 주어야 할 위로의 말도 지나간 아픈 사연을 묻는 것도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말씀은 듣지 못했지만, 분명히 주님께서는 깊은 뜻이 있으실 것이다. 그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라는 뜻일 것이다.  아! 오늘따라 유난히 나의 가슴에 아련하고 애잔한 마음이 먹먹하게 파고든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하실 분은 웹 ykcsc.net 에서 paypal를 이용하시거나 또는 

수표에 ‘YKCSC’라고 적으신 후 4208 Evergreen Ln, #225 Annandale, VA 22003으로 보내주세요. (세금공제혜택서 발급)

0 Comments
SUB MENU
State
  • 현재 접속자 118 명
  • 오늘 방문자 617 명
  • 어제 방문자 1,347 명
  • 최대 방문자 2,756 명
  • 전체 방문자 985,014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