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맞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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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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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맞은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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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지긋한 노모는 그래도 아직은 여자인지라 늘어진 피부가 보기 싫었고 가닥가닥 줄지어진 주름이 보기 싫었다. 요즘 보니 주름 없애는 필러니, 마사지도 있고 늘어진 피부도 올린다는 데 ㅠㅠㅠ 용기 내 며느리와 자식에게 은근히 물어보니 한마디로 “늙어서 주책이다.”라는 핀잔만 들었다. 아직은 70이 조금 넘은 나이다 보니 여자의 아름다움에 미련이 있었다. 그렇다고 매일 보는 거울 앞에서 찡그릴 수도 없고 자식에게 말해봐야 소용도 없다며 “내가 주책맞은 건가요?”라는 물음에 할 말이 없다. 여자는 항상 미(美)에 관심을 둔다. 내리 처진 눈꺼풀이 마음에 걸리고 늘어진 피부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그래서일까, 큰돈을 들여가며 수술대 위에 올라 째고 찢고 꿰매는 수고를 하는 게 여자이다.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 때문에 꺼낸 어머니의 말씀에 ‘주책’이라는 말보다는 “엄마, 그게 하고 싶었어? 엄마가 원하면 한번 해 봐요.”라는 말 한마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엄마는 주책을 떠는 것이 아니라 여자이기에 아름다움을 갖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90이 된 친정어머니가 얼굴에 자리 잡은 검은 검버섯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는지 하는 수 없이 피부과에 가서 검버섯을 떼어낸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어머니의 밝아진 모습을 바라보며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난 검버섯 때문에 애를 태우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부모에게 효도란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님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다. 시부모나 친정 부모나 세상의 모든 어른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존중받고 싶은 욕망 같은 게 있다. 어른들의 말을 들었을 땐, ‘된다. 안된다.’라는 말보다 그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떨까 싶다. 방세가 없어 아들에게 ‘이번 달 방세가 없는데 조금만 보태주면 안 되겠니?”라고 말했을 때 아들은 일언지하 “내가 돈이 어디 있어요?”라며 면박을 주었다. 더 다른 말이 필요 없는 것을 알고 아버지는 축 처진 어깨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와 생각하니 서럽기 그지없었다. 늙어 힘없고 살기 힘든 세상살이 “그냥 콱~ 죽어버릴까?”라는 생각으로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울었다는 아버지, 아버지가 무엇을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단 몇백 달러를 건네주면서 아버지를 위로했다면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기뻤을까? “아들이 살기 어려워요?”라고 물으니 “잘 살아요. 집도 있고 며느리도 돈 잘 벌어요.”라며 한숨짓는 아버지의 얼굴에 서러움이 가득했지만, 그렇게 혹독한 면박을 준 아버지가 정말 세상을 버린다면 그 아들은 기뻐했을까? 아니면 땅을 치고 후회하며 통곡했을까? 부모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자신의 자식도 자신을 저버리는 불효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부모는 잘해도 못해도 오직 한 분이신 부모님이거늘 어떻게 그런 모진 말로 아버지를 아프게 하였을까? 부모는 자식에게 ‘주책 떠는 사람’이 아니라 늙어서 바라볼 사람이 오직 자식 뿐이기에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우리는 부모를 사랑해야 한다. 자식에게 버림받아야 하는 부모는 있을 수 없다. 어차피 나도 그 나이가 되어 지금의 나의 부모보다 더 어려움에 부닥쳐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도 엄마이고 아버지이다. 나의 자식이 나를 주책없는 부모라고 면박을 준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한마디의 말로 기쁨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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