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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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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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순종

관리자 0 2200

이제  딱 한 달이 남았다. 서른 하루만 있으면 대망의 새해를 맞이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겪었던 마지막 한 달을 맞이하면서 이렇게 가슴이 벅차게 흔들리는 감동 한 적은 아마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던 듯하다. 왜 이렇게 올해 한 해를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 그것은 나 뿐만 아닌 우리의 마음이 다 그럴 것이다. 정말 두 번 다시 오지 말아야 할 그런 한 해가 아니었던가 싶다. 어찌 되었든, 그동안 입을 막고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며 지냈던 것이 아마 이런 마음을 갖게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어서 빨리 모든 근심 훌훌 털어버리고 시원한 공기 마시며 사람을 만나 재잘거리며 살고 싶은 마음은 오직 나 혼자만이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너무 힘든 한 해를 보내며 아직도 고된 어려움 속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한 해를 맞이하는 기쁨과 희망이 있을 테지만, 엄동설한 길고 긴 추운 겨울을 맞이해야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답답한 마음을 추스리려 한적한 곳을 찾아 바람 쐬며 마음을 달랠수 있는 따뜻한 날씨가 그립기도 할 것이다. 어디 일거리라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는 대뜸 “차에 기름이 없어서 그러는데 조금 보태주세요.”라며 허허거리며 웃고 있었다. 말하자니 민망스럽고 안 하자니 당장 급하긴 하고, 그의 얼굴에 비치는 작은 희망을 저버리지 못해 하는 수 없이 지갑을 연다. 우리도 넉넉하면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음이 못내 아쉽다. 지금 우리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다 그렇게 어렵다. 이 어려움을 이겨내야만 정말 희망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으며 우리는 이제 딱 한달 남은 올해를 기꺼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아무도 없이 홀로 고통의 병마를 이겨보려고 애쓰며 한 가닥의 희망을 기대했건만, 결국 그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슬픈 현실을 가슴에 안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야했다. 그는 “올해만 잘 견디면 그래도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어디 머물 곳이 없다 보니 병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라며 “이제 모든 걸 포기하고 받아진 운명에 순명하렵니다.”라며 슬픈 눈망울을 들어 보였다. 이제 다시 못 올 멀고 먼 저 세상으로 떠나는 그를 지켜줄 가족은 오직 먼 친척 한 사람 뿐이었다. 바이러스는 사라질 줄 모르니 곁에서 지켜줄 수 없는 친척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없다. 하지만, 자꾸 추워지는 이 겨울 속에 그는 거머쥐려는 단 한 가닥의 희망도 모두 버리고 먼 세상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제가 죽으면 다 끝나겠지만, 혹여라도 제 장례 때문에 친척이 걱정할 것 같아 상의하러 왔다.”라고 말했다. 글쎄 다른 것은 몰라도 참으로 가슴아픈 이야기였다. 어차피 시신 기증을 하라고 말했지만,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사후를 걱정해야 하는 그의 시선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그래도 살아보려고 애 썼지만, 떠나가야 하는 그의 시선과, 기름값도 없어 애절한 시선으로 우리를 쳐다보던 누군가의 마음은 결코 남의 것이 아니었다. 떠나는 그에겐 ‘잘 가라.’는 인사말도 못하고 그저 망연한 눈빛으로 보내야 했고, 적은 것이라도 건넬 수 있던 누군가에겐 희망을 주고 싶었던 순간들, 새해가 오면 아픔도 슬픔도 없이 따끈한 미소 지으며 사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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