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년 16세
어느덧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떤 생각으로 또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들어왔는데 들어와 보니 우리 한인 이민자들의 생활은 정말 속 터지도록 답답하고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한인 이민자들의 생활은 늘 풍요롭고 멋지고 그야말로 잘 먹고잘먹고 잘 사는 줄만 알았던 내 생각은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특히 노인들은 미국 생활에 적응하며 잘 살아왔다고 믿었지만, 어찌 된어찌된 영문인지 영어를 몰라 부지기수 막무가내식의 생활을 하고 있었고 불법이라는 명예를명에를 어깨에 메고 정말 숨어지내며 가슴앓이하는 사람을 보며 서서히 한인 이민 사회를이민사회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척이면 삼척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모습만 보아도 그들의 삶을 알아볼 수 있는 혜안이 생겼고 그들의 힘겨운 생활을 보며 가슴을 활짝 열 수 있는 뜨거운 마음으로 그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랑도 심었다. 배신의 아픔도 있었고 손가락질당하는손가락질 당하는 조롱도 있었고 죽음을 맛보아야 했던 지난 세월, 가족 없이가족없이 쓸쓸하게 죽어가던 노인, 돌보는 이 아무도 없이 남의 집 방 한 칸에서방 한칸에서 고통으로 찾아든 암을 이겨내려고 홀로 울던 노인, 갈 곳 없어 뜨거운 뙤약볕에서뙤약 볕에서 잠을 청하던 사람, 백혈병으로 병원을 찾을 수 없었던 가족, 어찌 그 많은 사연을 다 말할 수 있으리오만, 그래도 슬픔도 고통도 그리고 끈끈한 정을 함께 나누며 살아온 지난 16년의 세월이었다. 글쎄, 몇십 년을몇 십년을 아무것도 모르고 산 세월보다 더 뜨겁고 달곰하면서도달달하면서도 냉랭한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처음엔 정말 훌륭한 한인 단체를 보면서 뜨거운 존경의 박수도 보냈건만, 거의 빈 껍데기만 가득한 그런 단체를 보며 실망도 했었다. 어느 영화 제목처럼영화제목처럼 “나의 길을 가련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정말정망 나의 길을 걷다 보니걷다보니 힘듦도 있었고 외로움도 있었고 가끔가끔씩 그 자리에 멈춰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많은 한인의많은 한인들의 뜨거운 마음이 있었고 더 나아가 주님의 보호하심이 함께하기에보호하심이 함께 하기에 지금도 우리는 이곳에 이렇게 큰 가로수처럼 서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도 배운 것이 많았다. 아무리 삶이 중요하다고 해도 나의 기쁨과 행복을 얻는 것은 이웃을 돌아보고 어려운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가녀린 손을 잡아주는 것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오. 행복이었다기쁨이오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뭐 따끈따끈한 커피처럼 뜨거운 사람도 아니고 달콤한 사탕처럼 달착지근한 사람도 아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은 어찌해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도와주세요.’라는 사람은 많이 보내주시는데 주님께서 무슨 심보이신지 모르겠지만, 가진 것 없고 아는 것 없는 우리에게 자꾸만 누군가를 보내주시니 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 그러고 보면 주님께서 얄궂은 분인 것은 알겠는데 뭘 좀 주고 보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도와주어라도와 주어라,’ ‘챙겨 주어라.’라는 말씀만 늘어놓고 주시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나도 힘들고 너도 힘들고 우리들의 마음만 고달플 뿐이다. 그래도 그들을 두고 멀리 떠날 수가 없고 갈 수가 없다. 나 홀로 편해지고편하지고 멀리 떠날 수 없게 만드시는 분도 주님이시다. 주님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으니 지금도 우리는 여기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생각해 보면 긴 세월 같아도 알고 보면 그럭저럭 버티며 산 세월이었다. 무슨 근력으로 우리는 여기까지 버티어 왔을까? 아마 힘도 없고 가진 것 없어도 잘난 정신력이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은만든것은 아닐까? 그러니 아마 모르긴 몰라도 치매 걱정은 없을 듯도 한데, 이제 코로나도 점점 사라져 가고 밝고 맑고 따뜻한 봄이 왔으니 어두움을 걷던 사람들에게 삶의 기쁨이 충만하게 돌아오겠지? 그래야 할 거야, 힘든 시절 잘 견디며 버티어 왔으니 까짓 좀 더 기다리면 가슴을 활짝 열고 향긋하게 뿜어져 나오는 봄 내음 맡으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야. 걱정과 근심 그리고 시련의 세월은 멀리 떠나 이제는 새로운 튼튼 나무로 우뚝 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이제 겨우, 16살, 앞으로 얼마나 나를 이곳에 더 머물게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또 한 번 멋진 훗날을 꿈꾸며 그렇게 살아보자꾸나! (쌀과 라면 후원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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