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호상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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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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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아무리 호상이라지만,

관리자 0 5184

글쓴이 박춘선


사람들은 “그래도 어머님은 호상 하신 거예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호상이라지만, 그래도 날 낳아 주시고 날 길러주시고 날 위해 끊임없는 기도로 우리를 걱정하며 보호해 주셨던 나의 어머니가 아니었든가. 98세의연세에도 정신력을 잃지 않으시고 늘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시던 어머니. 이제 그 몸은 푸른 빛 나는 재가 되어땅속에 묻혔지만, 어머니가 계신 곳을 떠나가야 하는 못난 자식이기에 마음만 아플 뿐 더는 내가 어머니께 해드릴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허무함으로 다가왔다. 뼈마디 앙상한 손마디로 우리를 감싸주시던 어머니, 아픈다리를 이끌고 뭐가 그리 급하셨던지 열심히 성당을 찾으셨던 우리 어머니, 자식을 위해 언제나 묵주를 손에들고 기도하시던 어머니, 정월 초하루에 전화하면 “빨리 오너라, 맛있는 것 많이 해 놓았다.”라시던 나의 어머니, 그러셨던 어머니가 정월 초에 그 몸이 재가 되어 하얀 보자기에 싸여 상자 안에 모셔졌을 때 인간살이 허상이 그곳에 있었다. 우리도 언젠가는 저렇게 재가 되어 땅속에 묻힐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그리 허덕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지금쯤 저 세상에서 먼저 떠나 보낸 아들과딸, 남편과 부모님을 만나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한 많은 세상살이 이야기로 함박웃음을 짓고 계실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한쪽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이젠 훗날 다시 만날 우리를 위해 자그마한 집 한 채를 마련하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다. “엄마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또 엄마보러 올게요.”라며 어머니의 야윈 손을 잡아본 것이 단 몇 달도 안 되었건만, 싸늘하게 식어버린 손, 싸늘하게식어버린 가슴이 되어 내 앞에 누워 계신 어머니, 아! 이젠 불러도 불러보아도 대답 없는 어머니가 벌써 보고 싶은데 어찌하면 좋을까, 사람들은 새해가 되었다고 커다란 희망에 부풀었건만, 새해 첫날을 맞아 꾸어야 할 희망은 어딘가로 몽땅 떠나버렸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이 이렇게 가슴 저미게 아픈 것인 줄 왜 몰랐더란 말인가. 언젠가 “어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는요, 우리 친정어머니 돌아가신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라고하던 어느 여인의 말이 떠오른다. 너무 욕심 많고 늘 무엇인가를 요구하던 어머니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것 같다. 그래도 나는 가신 어머니가 너무 그리워 눈물을 흘린다. 불러도 두 번 다시 대답해 주시지 않을 것이오. “맛있는 해 놓고 더는 나를 기다리지도 않으실 우리 어머니,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꼴 난 기도라는것밖에 할 것이 없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자식이더란 말인가. 부모가 죽으며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담는다고 했던가? 그래도 나는 어머니를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련다. 언제나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시던 나의어머니, 부디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천상행복을 누리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그리고 가끔 아주가끔 꿈속에서라도 나를 찾아주시기를 희망해 본다. “엄마, 그곳도 추운 겨울인가요? 아버지도 만나고 언니도오빠도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만나셨나요? 무엇이 그리 급해 빨리 가셨는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그곳에서도 행복하시다면 저희가 그것으로 위로 삼으렵니다. 엄마가 행복하시다는 데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을는지요. 엄마, 보고 싶습니다. 엄마가 내미는 따뜻한 손 한 번 더 잡아보았으면 정말 좋겠는데 이제 그럴 수 없어 속이많이 상합니다. 엄마,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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