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쌀밥이 더 좋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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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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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하얀 쌀밥이 더 좋을거야!

관리자 0 3394

봄인가 했더니 겨울이 왔네! 눈이 하얗게 들을 덮고 지붕을 덮고 길을 덮어 정말 그동안 보고 싶었던 눈이 내렸다. 탐스럽게 내리는 하얀 눈을 바라보며 잠시 어릴 때 살았던 고향을 생각한다.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 먹고 눈을 맞으며 눈 속을 뛰어다니던 그때, 무엇이 그리 좋은지 추운 줄도 모르고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친구들과 눈썰매 타고 눈사람 만들고 놀던 그때. 집으로 돌아올 때는 손과 발이 꽁꽁 얼어 따뜻한 아랫목에 발을 디밀고 추위를 녹이던 그때, 생각해보니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가 버렸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 배가 터지도록 밥 먹은 기억도 없고 두툼한 코트 한 벌 갖추지 못했고 발을 감싸줄 신발 한 켤레 변변히 없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정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고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요즘은 정말 살맛 나는 세상이 아닌 것 같다. 좀 더 잘살아 보려고 머나먼 이국땅에 정착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루 살날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고 혹여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볼세라 모자를 머리에서부터 푹 뒤집어쓰고 쌀 한 포대 두 팔에 안고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 그것이 무에 그리 큰 걱정이기에 사람들은 이렇게 힘든 세상살이를 해야만 하는가를 잠시 생각해 본다. 우리 한인은 알고 보면 아무런 걱정이 없다. 그저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좀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어 무기력해진 그들의 마음을 함께 나누면 그들의 삶은 좀 더 빨리 나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다. 지금이야 모두 코로나인지 뭔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서로 힘을 모아 서로가 위로하고 사랑하고 다독여 주는 그런 마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인을 위한 한인회가 14군데나 된다. 한인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뭔 놈의 삼일절 행사를 하겠다고 떠들고 다니는 그들에게 과연 ‘유관순’ 열사는 감사해할까? 한인회는 한인을 위해 설립된 단체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인을 위하는 단체가 아닌 자기네들이 무슨 큰 벼슬이나 한 듯, 아니면 무슨 정치인이나 된 듯한 행동을 볼 때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그들은 왜? 자신들이 그토록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자신은 대단하다고 생각할지언정,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대단함은 있어 봐야 무용지물일 뿐이다. 직장도 잃고 갈 곳도 잃고 먹을 것도 걱정해야 하는 지금의 이 어려운 시국에 그들은 삼일절 행사를 하겠다고 야단을 떤다. 물론 애국지사들을 끔찍하게 생각하여 추모한다는 것은 자랑스럽고 존경받아야 할 일이겠지만, 그것은 관공서에서 주관하여야 하는 일이지 한인을 위한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한인들은 그런 일에 별 관심이 없는데 그런 행사를 하시겠다고 언론지상에 기사를 제공한다. 그것을 본 한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잘 먹고 잘사는 노인에게 떡을 주기보단 어려움에 부닥쳐있는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눈다면 더 좋았을 것을, 머무를 공간 있고 먹을거리 풍성하고 병원 공짜로 잘 다니는 노인에게 떡국 한 그릇을 제공하기보단 갈 곳 없고 먹을 것 부족한 사람에게 쌀 한 포대, 생활비라도 조금 지원해 준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이제 곧 봄이 온다고 하지만, 잘사는 사람에겐 흐드러지게 피는 꽃을 보는 즐거움이요, 못사는 사람에겐 봄도 추운 겨울일 수밖에 없다. 삼일절 행사를 하는데 드는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그런 단체가 되었으면 한다. 어떤 사람은 “전화비를 못 내서 전화가 끊어졌어요.”라고 한탄을 한다. 전화가 끊어져 한탄스러운 것이 아니라 삶이 한탄스러운 것이리라! 자동차 기름 넣을 돈이 없어 꼼짝 못 한다는 사람의 한숨은 그냥 나오는 한숨이 아니라 세상살이가 너무 힘겹다는 고통의 소리였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천금 같은 돈 한 푼이 아쉬운 그들이었다. 김치 한 조각에 라면 한 그릇을 후루룩 먹는 그들의 얼굴에 그래도 배부른 행복이 보인다. 그래! 언젠간 라면보다 더 맛있는 쌀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야! 

[쌀(40파운드)과 라면을 후원받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하실 분은 웹 ykcsc.net 에서 paypal를 이용하시거나 또는 수표에 ‘YKCSC’라고 적으신 후 

4208 Evergreen Ln, #225 Annandale, VA 22003으로 보내주세요. (세금공제혜택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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