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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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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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홀로 산다는 것,

관리자 0 2410

일, 가장 사랑하던 사람이 먼저 세상을 뜬다면? 아마 너무 슬퍼 가슴을 쥐어뜯으며 통곡하며 슬퍼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가장 미워하던 정말 원수 같던 누군가가 죽는다면? 아마 속이 시원해서 솔솔 부는 봄바람 맞으며 소풍이라도 갈려나?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남편이 죽자 아내는 너무 외롭고 슬퍼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아내가 죽자 평소 별로 달가워하지 않던 아내의 그림자가 너무 그리워 고독하다고 했다. 어떤 것이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아무리 원수 같은 누군가가 다시는 오지 않을 먼 세상으로 가 버린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슬픔이 먼저일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의 말을 듣다 보면 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달랐다. 영감이 살아있을 때는 그래도 운전도 해 주고 잔소리를 관공서 일도 다 해 주었는데 이제 떠나고 보니 그런 일 해 줄 사람이 없어 아쉽다고 했고 잔소리만 해 대던 마누라가 죽고 나니 아내가 해 주던 따뜻한 밥 한 끼가 그립고 빨래할 일이 가장 큰 일이라고 했다. 아내나 남편이나 옆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사함’을 몰랐다. 운전해 줄 사람이 없으면 버스도 타고 택시도 타고 영어를 모르면 누군가가 도와줄 사람이 있으니 걱정할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혼자가 되고 보니 정말 아쉬운 것이 많았다. 옷 하나 제대로 세탁해서 챙겨주었던 아내. 아침저녁으로 맛깔난 음식을 만들어 주던 아내가 떠나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고 하다. 글쎄, 아무리 원수 같은 사람이라도 옆에 있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티격태격 다툼이 있을지라도 그가 있기에 삶의 기쁨을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 봄꽃이 피어도 함께 오솔길 걸으며 꽃구경할 사람도 없고 비가 내려도 맛있는 빈대떡 부쳐 같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은 외롭고 고독할 수밖에 없는 게 삶이리라! 자식들은 다 커서 이미 자신의 사랑을 따라 떠나버렸고 남아있는 둘만의 삶이라도 그럭저럭 잘 살았건만, 이제 그도 떠나버리고 나니 삶이 기쁠 수가 없었다. 눈을 떠도 혼자이고 눈을 감아도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삶, 그래도 살아있다는 것은 행복이 아닐까 한다. 한숨을 푸~욱 내쉬며 떠나가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어차피 인생은 홀로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을 한다. 자식도 친척도 없는 돌봐주는 이 없이 병든 몸으로 의지할 누구 한 사람 없이 살아온 세월,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노인은 이젠 눈물도 말라버렸는지 내쉬는 한숨 소리가 크다. 지금까지 행복을 모르고 산 세월, 어쩌다가 이곳 미국까지 왔는지 알 필요도 없다. 그저 지금의 삶이 너무 고달파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별것 아닌 반찬 몇 개 받아들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고마워요. 그런데 자꾸 이렇게 해 다 줘서 미안해서 어떻게 해요?”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미소를 보며 더 큰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우리가 더 행복한 것을 어찌하리! 약값이 비싸서 약을 사 먹을 수 없다는 그의 손에 작은 금일봉을 전한다. 더 주고 싶어도 더 나누고 싶어도 우리의 힘은 그것밖에 없었다. 말라버린 줄 알았던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주르륵 흐른다. 그의 과거가 그 무슨 소용이 있으랴! 어찌 살았던 어떤 삶을 영위하며 살아왔건 과거는 오직 과거일 뿐, 오늘의 그의 삶이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제 불법체류자도 사면해 준다니 조금 있으면 더 괜찮아질 거예요.”라고 하자, 그가 “이제 병들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 신청해도 공짜가 아니잖아요? 그냥 이래저래 살다가 주님이 부르시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어요.”라는 그의 말이 어찌 이리 서글프게 들릴까? 사면된다면 정부 혜택금이라도 받아서 병원도 가고 먹고 싶은 것도 넉넉하게 먹으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지난 십수 년을 그렇게 홀로 병으로 살았는데 지금 그 늙은 나이에 영주권자가 된 들, 달라질 것이 과연 무엇일까? 이제 행운의 문이 활짝 열렸건만, 홀로 산다는 것에 이골이 난 그의 마음을 어찌 모르리! 왠지 모를 슬픔과 안타까움이 마음을 여리게 한다. 홀로 산다는 것은 외롭고 고독하다. 그러나 살다 보면 또 좋은 날도 찾아들 것이다. 그날이 멀지 않은 바로 내일이 아닐까 한다. (쌀 (40파운드)라면 후원받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하실 분은 웹 ykcsc.net 에서 paypal를 이용하시거나 또는 수표에 ‘YKCSC’라고 적으신 후 

4208 Evergreen Ln, #225 Annandale, VA 22003으로 보내주세요. (세금공제혜택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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