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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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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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투덜이

관리자 0 2062

무더위가 시작되니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고역이다. 그야말로 달걀 한 개 밖에 두면 잠시 후 튀김이 되어 나올 판이다. 하지만, 더위가 시작되니 텃밭에 자리하고 있는 각종 채소가 꽃을 피우고 열매가 오롱조롱 달린 것이 너무 신기하고 예뻐 아침이면 작은 텃밭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하지만 머지않아 열매를 다 키우고 잎도 떨어지고 추위가 다가오면 다음 해를 기약하며 땅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며칠 전, 그동안 당뇨를 비롯한 합병증으로 20여 년 동안 고생하며 살던 언니가 먼 세상으로 떠났다. 나이로 보면 아직 더 살아도 될 74세에 생을 마감한 언니가 한편으론 안타까웠지만, 병으로 고통 속에 살던 이생에서의 삶을 마감한 언니가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한다. ‘당뇨’라는 병은 무엇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병이 아닐까 한다. 당뇨가 심해 두 눈의 시력을 잃고 앞 못 보는 장애로 살았던 사람, 그래도 남아있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것일까? 마지막 가는 그 순간까지 자식 걱정하며 생을 마감했지만, 산 사람은 그럭저럭 살아가게 마련이라고 위로의 한 마디를 전한다. 이제 천국에서 부모와 형제를 만나고 남편을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이승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우리라!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라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 기도 속에 파묻혔지만, 다시 해가 뜨고 날이 밝으니 아직 목숨이 붙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 속으로 파묻혀 가는 나를 본다.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두 발로 걷고 세상의 모든 사물을 눈여겨 바라보는 이 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남아있을까? 오늘일까? 아니면 내일일까? 알 수 없는 세상살이의 마지막은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결국 살기 마련일 뿐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세상 종말’은 언제일지 모른다고! 그러나 알고 보면 세상 종말은 해가 지고 밤 깊어 잠드는 그 순간이 세상이 존재하고 있을 뿐, 눈 감고 심장이 멈추는 그 순간이 종말일 것이다. 텃밭의 채소를 먹는 것도 행복이고 추위도 더위도 우리가 느끼는 이 순간은 세상살이의 행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아픈데 왜 데려가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그 사람도 언젠가 세상을 종말하고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게 될 그 날이 반드시 오리라,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코로나도 끝이 나고 이곳저곳 가게 문도 열어 활기가 가득하니 다시 일하며 기쁘게 살아가야 하는데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는 구인 광고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이제 이 세상의 삶이 기쁨으로 다시 태어났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광고가 어째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과연 어떤 세상이 되어야 우리는 행복할까? 일할 곳이 없다며 울상짓던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언제 떠나게 될지 모르는 세상살이건만, 살아 숨 쉬는 이 순간 일할 곳이 없어 살기 힘들다던 사람에게 일할 곳을 열어주었건만, 이제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제 코로나도 끝이 나고 다시 좋은 세상은 밝아 왔는데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는다. 세월은 우리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세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세월을 그렇게 투덜대며 살아갈 시간이 없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사랑하며 사는 오늘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래도 저래도 무엇이 마음에 들지들 지 않는지 투덜이들이 너무 많다. 간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산 사람은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우리는 일해야 한다. 우리는 투덜거리고 살 시간도 없고 간 사람이 아쉬워 울고 있을 시간도 우리에게는 허락하지 않는다, 허락된 오늘 하루를 감사해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일할 곳이 없다고 투덜대던 사람에게 문을 열어 주었건만, 이제는 열려 있는 문이 야속한 듯 어디론가 멀리 떠나버린 투덜이들! 답답 ㅠㅠㅠ (쌀40파운드)와 라면 후원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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