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터기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untitled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홈 > 커뮤니티 >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덤터기

관리자 0 1469

여름비가 내린다. 땅속을 적시는 보슬비는 아마 열매를 더 알차게 맺게 하기 위한 영양분이 아닐까? 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 모르긴 해도 그럴 것이다. 동녘에 동이 트면 하루가 시작되고 하루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하며 아침 기도드리는 그 시간은 기쁨이고 설렘이고 행복이어라! 아침 출근길에 오토바이 한 대가 질주를 하는가 싶더니 도로 커브를 들이받는 순간 오토바이는 붕~떠서 바닥에 고꾸라지고 사람은 잔디 위로 머리를 박고 쓰러져 버렸다. 바로 내 눈앞에서 일어진 일이라 순간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차를 옆에 대고 사람 곁으로 갔다. “Are you okay?” 라고 물으니 다행히 머리를 흔들며 일어나려고 하는데 다리를 다쳤는지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겨우 그를 부축하여 일어서게 했지만, 충격이 컸던지 다시 주저앉아 버린다. “911에 연락해 줄까요?”라고 묻자 “괜찮다.”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에게 자리에 좀 누우라고 한 뒤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를 바라보니 오토바이는 거의 박살이 나 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그 사람이 몸을 일으켜 오토바이를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지 오토바이를 일으키지 못한다. 나도 한쪽 팔을 쓰지 못하는 신세라 어쩔 수 없이 성한 한쪽 손으로 거들어 겨우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웠지만, 그 사람은 오토바이조차 밀어 당길 힘이 없었다. 어느 흑인 아주머니와 함께 오토바이를 밀고 당겨 겨우 한 쪽 도로 쪽에 세웠을 때,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어디선가 다른 사고가 난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착각이었다. 누군가 911에 신고를 하였나 보다. 소방차 4대가 한꺼번에 몰려오니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정신이 없었다. 내가 그에게 더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그곳을 빠져나왔다.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누구에겐가 그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러면 큰일 나요.”라고 한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사고 난 사람이 나중에 나의 차가 그의 오토바이를 밀었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덤터기를 뒤집어쓸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일리는 있었다. 하도 세상이 요지경이다 보니 그런 일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내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누가 무심히 지나칠 수 있을까? 덤터기를 뒤집어쓸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생명은 언제 어느 때 떠나갈지 모른다. 내가 뒤집어쓸 수 있다는 그 생각을 하며 망설이는 그 순간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지 않을까? 하긴 돈을 보관하는 일을 맡아 하다 도둑 누명을 쓴 아주 짭짤한 경험도 했으니 항상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중에 덤터기를 뒤집어쓸 망정 그 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언젠가 어느 노인이 “제가 배가 너무 고픕니다.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노인이 너무 불쌍해 $20 달러짜리 지폐를 건네주었다. 그런데 함께 있던 사람이 “마음도 좋으셔! 저런 사람 돈 주면 밥을 사 먹는 것이 아니라 마약 사고 술 사 먹어요.”라며 핀잔 같은 말을 하였다.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직 배고픈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었을 뿐이다.. 그 사람이 그 돈으로 마약을 하건 술을 마시건 그것은 내가 알 바가 아니고 참견할 바가 아니다. 선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일 뿐, 행하였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될 것이다. 그가 무슨 일을 하건 어떤 짓을 하건 그것은 오직 주님께서 판단하실 일이 아니던가! 그러건 말건 사고 운전자가 많이 다치지 않고 살아있으니 고마웠고 별로 부유해 보이지 않던 젊은 사람이 달려온 소방차 수고비를 많이 지불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한번 너무 과분하게 ‘덤터기’를 써 보았는데 별로 달가운 것은 아니었지만, 또 쓰라면 써야 하겠지? 어쩔 것이여!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하실 분은 웹 ykcsc.net 에서 paypal를 이용하시거나 또는 수표에 ‘YKCSC’라고 적으신 후 4208 Evergreen Ln, #225 Annandale, VA 22003으로 보내주세요. (세금공제혜택서 발급)

0 Comments
SUB MENU
State
  • 현재 접속자 109 명
  • 오늘 방문자 572 명
  • 어제 방문자 1,229 명
  • 최대 방문자 2,756 명
  • 전체 방문자 980,209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