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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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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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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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게재 중>

                                                                                                     글쓴이 박춘선


불체자! 생각만 해도 가슴 답답한 이름이 아닐는지, 항상 누군가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항상 마음 졸이며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이름은 불체자, 노인은 방세 날짜가 다가오자 마음이 조급한 모양이다. “방세도 방세지만, 약값도 걱정입니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는 그 모습이 삶에 대한 의욕도 희망도 사라져 버렸는지 내쉬느니 한숨뿐이다. 작은 이삿짐이라도 운반하여 돈을 마련해 보려 애써 보지만, 그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알고고용했을 때는 벌금이 많고. 모르고 고용했을 때는 벌금이 낮다.’라는 신문기사를 보니 이제 그들에게 있어 지푸라기 같았던 작은 삶에 대한 그들의 꿈은 더는 꿈이 아닌 곤장을 맞는 아픔보다, 뜨거운 불로 지져지는 살갗의 아픔보다 견딜 수 없는 혹독한 형벌로 바뀌고 있었다. “요즘은 날짜가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한 달이라니,”라며 헛웃음을 짓는 노인에게 “날짜가 빨리 간다고요? 왜 그럴까요? ” 라고 묻자“며칠 전 준 것 같은데 다시 또 방세 낼 날이 며칠 남지 않았어요.”라고 대답한다. 내 한 몸 뉘일 공간이라도 있는 누구에겐 별로 답답하거나 슬픈 일이 아니겠지요? 한 끼라도 배를 채울 수 있는 밥그릇 하나라도 있는 누구에게는 그들의 슬픔과 눈물 그리고 한숨 소리가 별로 안타까움으로 들리지 않으리라. 누군가 “그러지 말고 택시 운전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택시는 그냥 하나요? 돈이 있어야 차를 사지요?”라고하자. “융자를 내면 안 될까요?”라며 염장 지르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차 한 대 살 수 있는 돈이라도 있으면 저렇게 긴 한숨 내 쉬며 걱정할 게 별로 없으련만, 남의 일이라고 무턱대고 내뱉는 그 사람 말이 왠지 얄미워지려고 한다. “선생님, 돈이 그렇게 많으시면 차 한 대 사 주시지요?”라고 하자, “제가 그런 돈이 어디 있습니까? 그냥 답답해서 그러지요.” 라고 한다. “이번에 대통령이 불법 체류자 좀 구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노인에게 이제 남은 것은 오직 하나 신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만 있을 뿐이다. 시민권도 영주권도 그들에겐 필요하지 않았다. 벌이만 할 수 있어도 그들에겐 그것이 바로 행복의 천국일 것이오, 그리하여 돈을 벌어 방세도 주고 약값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그들에겐 별로 상관이 없었다. 오직 하나, ‘불법’이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을 떨쳐버릴 수만 있어도 그들에겐 커다란 기쁨이오, 행복일 것이다.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잡히지 않는 작은 꿈, 이루어질 것 같으면서도 이루어지지않는 소박한 희망, 오직 바라는 것은 소박한 꿈이건만, 그들의 얼굴에 드리운 수심 깊은 그 모습이 못내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언젠가 웃음 가득한 미소 띠며 “오늘, 정말 기쁜 날입니다.”라며 함박웃음 지으며 다시 찾아 줄노인의 모습을 그려본다. 언제쯤 그런 날이 올 수 있으려나,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가 기다려지는 건 웬일일까. 그래서 그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 가득 뿜은 그런 날이 정말 올 수는 있는 것일까? 정말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불체자라는 이름을 떨쳐 버릴 수 있는 그 날, 손가락을 구부리며 그날을 꿈꾸는 그 날이, 꼭 와 주기만을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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