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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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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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아픈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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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예 게재 중>

                                                                                                      글쓴이 박춘선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남편과 함께 근무하던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남편과 함께 공군대학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얼마나 명석한 두뇌를 가졌는지 남편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친구 때문에 항상 2등으로 남아 있어야 했다며 부러워했다.


훤칠한 키에 아주 예의 바른 공군 조종사였던 그는 중령으로 진급하던 날, 부인에게 “이제 나는 당신이 원하는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하겠소, 대령을 원하면 대령이 될 것이고, 장군을 원하면 장군이 될 것이고, 제대하라면 제대를 하겠소, 당신이 살고 싶다는 곳에 가서 당신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고 싶소.”라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가 새벽의 찬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하고 돌아오자 아내가 평소보다 더 멋진 아침상을 차려놓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기쁜 마음에 아침을 먹었다. 그런데 식탁에서 그의 아내가 “ 당신이 내가 원하는 것이면 다 들어준다고 했으니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세요.”라고 하더니 “나는 이제 당신과 이혼하고 싶어요. 그러니 이혼 장에 도장을 찍어주세요.”라고 했다. 처음에 그는 아내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아내는 “이유는 묻지 말고 그냥 이혼해 줄 것을 간청하며 그 멋진 아침상이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마련해 준 이별의 아침상이었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그녀가 원한 것은 대령도 장군도 아닌 바로 이혼이었다. 


남편과 나는 그가 새롭게 마련한 집을 청소해 주고 그의 이삿짐을 도와주었는데, 나중에 그녀는 어느 판매원과새로운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고 있는 그는 당당하던 모습이 아닌 축 처진 어깨로 매우 힘겨워하고 있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홀로 버림받은 사람의 모습, 깊은 한숨과 함께 된서리를 맞은 사람처럼 앉아 있던 모습, 세상이 무너져내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던 그가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펜타곤에서 만났을 때 그의 어깨에는 찬란히 빛나는 별 두 개가 번쩍이고 있었다. 


주님께서는 아무리 힘든 고통도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통만 주신다고 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이혼을강요하는 남편의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어느 여인은 “저는 정말 이혼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자꾸만 헤어지자는 남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한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한 번의 이혼이란 아픔을 겪은 그녀는 수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편이 자꾸만 헤어져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녀가 아픈 눈물을 흘리며 “아예 영주권을뺏을 수는 없을까요.”라며 원망의 말 한마디를 쏟아내고 있었다. 


영주권 없는 그를 만나 진실한 사랑을 했던 여인, 함께 웃으며 살을 맞붙이고 살던 남편이 이제 그녀 곁을 떠나가겠다는 그 말에 그녀는 송곳으로 살을 뚫리는 듯한 아픔을 맞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그는 왜 그녀에게 아픔을 주어야 했으며, 그녀가  자신과의 이별 때문에 아파한다는 것을 조금은 알까? 아냐, 그는 그녀의 아픔을 알아도 그녀의 아픔은 그녀의 것일 뿐, 자신의 아픔이 아니기에 별로 슬퍼하진 않을 것이다. 떠나는 그는 그렇게떠나면 그뿐이겠지만, 그녀는 눈 속에 맺혀 있는 눈물의 양만큼 가슴엔 아물지 않은 커다란 상처로 오랜 세월을 뼈저린 아픔으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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