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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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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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덧없는 세월

관리자 0 5372

글쓴이 대표 박춘선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요즘 가만히 지나온 내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지난 세월 나는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왔으며,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가. 글쎄 너무 많은 세월이라는 것을 지나온 날들을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을까마는,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 마음에 아픔과 상처 그리고 못난 딸 때문에 슬픈 눈물을 흘리게 한 날은 없었는지, 정말 그랬을까? 그랬다, 아니 그랬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부모님께 효도한 일 보다 불효한 적이 더 많았던 못난 자식으로 살아온 세월, 이제 와 후회한들 지나간 날이 다시 돌아와 주지 않겠지만, 다시 그때가 돌아와 준다 한들, 역시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드리는 잘난 자식이 될 자신이 없다. 

 

그렇게 우리는 언제나 지나간 날을 후회하면서도 밝은 날을 맞으며 다시 또 후회할 하루를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었든가. 어느덧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이제 제 차례입니다.’라고 말하며 팔랑거리며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아니란다. 좀 더 기다리려무나.”라고 말 해보아야 소용없는 일. 기쁘고 행복한 일보다 슬프고 아픈 일만 아련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들에게 못다 해 준 미련 때문일 것이다. 

 

좀 더 안아 줄 것을, 좀 더 베풀어 주고 좀 더 다독여 주고 좀 더 사랑해 주지 못했던 지난 일이 후회로 다가오는 것은 아직 철이 덜 든 아이처럼 마음이 크게 성숙하지 못한 탓이리라. 몸은 이미 늙어 가는데 마음은 아직도 다 키워지지 않은 어린아이처럼 자라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 이 몸이 죽어 뼛가루가 조각조각 흩어져 흙가루가 된다 해도 우리의 마음은 결코 성숙한 인간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루를 행복하게 사십시오.”라고 말하지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이 과연 몇 날이 될까?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을 보면 그저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자신의 첫 번째의 행복을 자녀에게 두는 부모, 반대로 남편 혹은 아내의 순위는 두 번째가 되어버린 것이 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부모가 행복하면 자녀도 행복할 텐데. 자녀를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가정엔 늘 불만이 쌓여간다. 

 

전에 어떤 가정을 방문했을 때, 밥을 담아 자녀에게 주고 난 후, 남편에게 밥을 건네는 것을 보고 “어른에게 먼저 드려야 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아이를 위해 사는 것인데 아이들에게 먼저 주어야 해요.”라는 말을 하는데. 밥을 먹을 때도 남편에게 “애들 먹고 나면 먹어.”라며 반찬도 아이들이 먼저 먹고 난 후 먹게 하는 그런 광경(?)을 보고 머리에 찌~지지직~하고 지진이 일어나 수저를 들 수 없었던 충격을 겪었다.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과연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사랑해 주었던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해 주며 평생 효도하며 살아갈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그랬던 그 어머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얼마만큼의 효도와 사랑을 아끼지 않고 베풀었을까? 제발 그렇게 되면 정말 안 되겠지만, 그 자녀가 자라 자신이 해 주었던 그 사랑을 잊고 살아가는 것을 보았을 때 그 어머니도 “내가 왜 저것들을 그렇게 소중하게 길렀을까?”라며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사랑하는 내 자식”이라며 불렀던 자식들에게 “저런 염병할 자식들”이라는 호칭으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모르면 모르겠지만, 남편 역시 아내에 대한 사랑의 배려보다는 지나온 세월을 기억하며 아내에 대해 불쾌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가정을 방문했을 때 부엌의 행주가 남자의 속옷이었다. 깜짝 놀라 “이게 뭐예요?”라고 하자. “남편 속옷으로 행주를 하면 재수가 좋대요.”라는 아내를 보며 “저 사람 이해할 수 없어요. 아무리 그렇지만 더럽게 저걸 행주로 써요.”라고 남편이 말하자 아내는 “그래서 우리가 굶고 있어? 아니면, 집이 없어?’라며 남편에게 대들고 있었다. 아마 음식을 만드는 부엌에 자신의 속옷이 화려하게 널브러져 있는 것 때문에 남편은 아주 불편한 마음인 것 같았다. 

 

모두 다 헛된 일들이었고 후회할 일들뿐이었다. 자식을 섬기기보단 남편을 먼저 섬기고 존중해야 하고 재수 대가리를 생각하기보단, 남편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먼저 없어져야 했다. 그래서 사랑이 넘치는 그런 가정을 먼저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부모님께 다 하지 못한 효도는 평생을 가도 후회할 일일 수밖에 없겠지만, 함께 사는 우리 가족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서 후회할 일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 덧없는 세월, 다가오는 다음 날은 함께 웃으며 서로 배려하고 서로 사랑하는 날을 보내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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