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한마리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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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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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길잃은 한마리 양

관리자 0 5565

글쓴이 박춘선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동생들을 업어키우며 살던 그녀가 미국에 온 것은 새로운 삶을시작하기 위해서지만, 새로운 인생이라고 믿었던그 녀의 인생이 그리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새부모의 구박을 받으며 어렵게 살던 그녀가 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을때는 새로운 행복이 찾아왔는가싶어 기뻤었다. 그러나 두아이를 낳아키우며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결혼도 결국 이혼이라는 아픔으로 가슴을 채우고 말았다.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행복보다는 눈물로 산 고달픈 세월이 더 많았던 그녀, 혼자의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써보았지만,  그것도 그녀의 욕심인듯, 깊은 병을얻으며 눈물을 흘려야하는 날이 더많았다.

​직장도 더는 다닐수 없는 그녀는 계속병 원에 다니며 치료를 해야했지만,  그나마도 그녀를 지탱해 주던 보험도 더는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다 이틀 후면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하는 그녀는 이젠 정상적인 삶을 살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죽음을 생각했다. 딸은“ 엄마 나이 먹으면 다 아픈건데 왜그래” 라며 핀잔을 주었고 나이 어린 아들은아예 관심도 없었다.  “죽고싶어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정말 힘들게 살았어요. 그런데 이젠 이젠 갈곳도 없고 가야할 곳도없어요, 오직 나에게선택이 있다면 목이라도 매서죽고싶어요.”라며 말하는 그녀의 눈에 하나 가득 눈물이 고였다. 친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그녀가 선택한 양부모도 그녀의 편은 아니었고 남편도 그녀를 떠나버렸다. 그리고 오직 자신이 사랑하며 키운 아이도 자신을 위해 살아갈 뿐 엄마의 한맺힌 서러움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그녀는 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틀 후, 갈곳도 없이 거리로 쫓겨나야하는 그녀가 우선 찾아야 할 것은 머물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저는지금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정신병원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허공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에 하나 가득 고인 눈물이 뺨위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나이 이제 겨우 오십,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탓에 한국어 보단 영어가 더 편하다는 그녀.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두 번씩 자살을 시도했다는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아파트 한채라도 있으면 그녀가 머물수 있는 공간 하나 내어 줄 수 있을텐데,  내가 의사라면 고통으로 얼룩진 그녀의 병을 치료해 줄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서러움이 가득한 눈물 대신 기쁨의 눈물을 흘릴수 있도록 할수 있을 텐데. 그러나애석하게도 나에겐 그럴 힘이없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잡았다.  “울지마세요,  그리고 희망을 품고 어려웠던 모든 고통은 땅속 깊은 곳에 묻어버리고 나 자신을 위해 사세요.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는 언젠가는 모두 이 세상을 떠납니다.  당신의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라는 얄팍한 말한마디를 할 수밖에 없는 힘없고 나약한내가 원망스럽다. 그 녀의 슬픔을 덜어주려고 누군가가 예쁜강아지 한마리를 주었다고했다.  그래서 그런대로 강아지에게 정을 붙였는데 이제 갈곳도 없어진 그녀는 그동안 정들었던 예쁜강아지도 남의 집으로 입양 보내야하는 것 역시너무 슬프다고했다. 아! 어쩌면 좋을까?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하고,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병을 고쳐주고 잠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울고 있는 한마리 양을 돌보아 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가슴을 메이게한다. 그녀가 이젠 어디로 가야하나. “제발 병원에라도 들어가 오랫동안 머물고싶어요.”라녀 절규하며 힘없이 걸어 나가는 그녀의 등뒤가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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