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거리며 떠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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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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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렁거리며 떠난 여인

관리자 0 5178

한국에 가야 해요.남편이 한국에 있거든요그런데 여권을 만들어야 하는 데 돈이 없어요.그리고 비행기 표를 사야 하는 데 돈이 모자라요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여인은 어딘가 모르게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글쎄요.별안간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니 좀 그렇네요저희는 그렇게 주어야 할 돈이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럼 저는 어떡해요당장 가야 하는 데,딸이 있어요딸을 찾으러 왔는데 딸이 어디에 사는지 알 수가 없어요.그럼 딸을 찾아주실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그런 건 경찰에 알리세요저희는 그런 일은 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자 딸 전화번호를 알아요그렇지만 아무리 전화해도 전화를 받지 않아요.”라고 하였다그러면서 그녀가 딸의 전화번호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전화 한번 해 주세요.”라고 하는데 어찌 보면 딱한 노릇이겠지만아무리 보아도 엄마의 행동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하는 수 없이 전화번호를 받아들었다그리고 다이얼을 돌렸다그러자 어느 미국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실례합니다혹시 그곳에 000사람 있나요?”라고 묻자 남자가 화를 내며 여긴 그런 사람 없다고 하는데 왜 자꾸 전화하는 거요?”라고 하였다하는 수 없이 나를 소개한 후 사정 이야기를 하자 그가 !그렇군요그렇지만 어떤 여자가 자꾸 전화해서 한국 여자를 찾는데 여긴 한국 여자 없어요.”라고 하였다전화를 끊고 그녀에게 그의 이야기를 전하자 그럴 리가 없어요그 남자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우리 딸 전화번호가 맞아요그러니 다시 한번 전화해 주세요.”라고 하였다그러나 부질없는 짓이었다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그러자 그녀가 다시 가방을 뒤지더니 무슨 서류 뭉치를 내놓으며 제가 지금 한국에 가야 해요보세요여기 이 주소가 우리 남편 있는 곳이에요그래서 빨리 가야 하는 데 여권도 없고 비행기 표도 없어요제발 도와주세요이렇게 사정할게요.”라며 두 손을 마주 비비고 있었다이것을 보고 안타깝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기가 막힌다고 해야 할까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그녀는 떠날 기미가 없어 보였다. “그럼남편에게 돈을 보내라고 하세요.”라고 하자 남편이 알면 큰일 나요제가 미국 올 때 돈을 주었는데 제가 그만 돈을 다 잃어버렸어요.”라고 하였다홍두깨 같은 말을 하는 여인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어쩌다 미국까지 와서 저렇게 되었을까잘살아 보겠다고 미국에 왔던 것은 아니었든가.횡설수설하는 여인을 달래고 또 달래서 돌려보냈지만마음이 스산하다.정말 그녀는 딸을 찾으러 온 것일까정말 그녀는 돈을 다 잃어버린 것일까?여권도 없고 돈도 없이 그녀는 어떻게 한국을 간다는 것일까

사람이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을 다 겪기도 하지만가끔 돈이 없으니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사연을 듣다 보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여인처럼 엉뚱한 사람을 만나기 일쑤이다누구나 사연이 있기는 마찬가지나도 너도 모두 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는데 정말 이럴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계산이 안 된다그 여인은 떠나가며 누가 그러는 데 여기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어요.”라고 하였다. “도움은 드리지만돈에 관한 것은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자 그럼 어디 가야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그러나 여인의 사연을 듣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녀의 가족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정말 남편이 있다면 남편만이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뿐이다.남편이 또는 딸이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라면 그 누구도 그녀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보이지 않는 한쪽 눈으로 일하는 젊은 여인이 영주권 갱신을 하러 왔다. “일을 하고 있지만,돈벌이가 넉넉하지 못해요방세 내고 나면 아이들 둘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요.”라고 하였다남편과 일찍 사별한 여인이 너무 애처로워 영주권 갱신 대신 시민권 신청하는 데 도움을 준 적은 있었지만지금 찾아온 여인은 그녀와 사정이 달랐다믿어야 하는 데 그녀의 말은 믿을 수가 없었다또한진실이라 해도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녀는 구시렁거리며 어딘가로 떠나갔지만,그녀는 내일은 어디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인가아멘

 

예진회대표 박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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