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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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회가 만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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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

관리자 0 6326

그녀는 세상 헛 살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내가 저희들 때문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뼈빠지게 일하면서 공부시키고 장가까지 보냈는데 이젠 나보고 나가라고 하니 어쩌면 좋겠습니까?”라며 한참 동안 신세 한탄을 하는 그녀의 얼굴은 주름으로 가득했고 손은 뭉그러질대로 험악해 보였다아들 둘을 둔 그녀는 일찌감치 남편을 잃고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갖은고생을 다하며 살았다고 했다이제 두 아들은 장성하여 직장다니며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았지만 어머니와 함께 사니까 아내나 아이들이 불편해 합니다어디 노인 아파트라도 얻어 나가시면 안될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던 모양이다. “세상에 내 아들이 이 엄마한테 그런 말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하늘이 무너진다는 게 바로 무슨 말인가 했더니 바로 이게 그런 말인것같습니다.”라는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며느리가 시킨 것 같아요우리 아들은 너무 착하고 좋은 아이인데 이건 분명 며느리가 한 말이에요.”라며 억울하다고 하였다

노인아파트를 신청한다고 당장 입주하는 것도 아니지만그렇다고 그토록 억울해야 할 일은 아닌것 같다. “지금 노인 아파트를 신청해도 약2년 정도 기다려야 할겁니다.”라고 하자 그렇다고 아들이 지금 당장 나가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기다려야지요.”라고 했지만아무래도 편한2년이 될 것 같지 않았다딸과 함께 생활하던 어느 노인은 사위도 불편할 것 같고 저도 같이 사는 게 불편해서 따로 나와서 살아요.”라고 하였다한 여름에 시원하게 두 다리 뻗고 앉아 있기도 그렇고사위도 반바지 입고 싶어도 장모가 있으니 불편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아마 이 노인의 며느리도 아무리 허울없이 지내는 시어머니이지만여러가지 불편한 일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요즘 결혼한 자식이 부모와 함께 사는 부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성격이 다르고 성향이나 취향이 다른 남남이 함께 모여 서로 이해하고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청각장애시각장애언어장애로3년을 살아야 한다던 우리나라 조선 시대에나 있을 일만일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 아마 정신병원에 가야한다고 말 할 것이다

가만히 보면 많은 부모가 자식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자신이 살아온 지난 세월을 자식이 대신 갚아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자식이 성장하여 결혼하여 가정을 가졌을 때는 우리는 그저 멀리서 자식의 행복을 기원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그런데 유난히 자식에게 실망한 부모의 말은내가 저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라며 억울해 한다이제 우리의 자식도 내가 살아온 길을 갈 것이다그리고 우리의 자식도 자신이 낳은 자식이 성장할 때까지 우리가 했던 것처럼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자식들 뒷바라지를 할 것이다자식이 부모를 버린 것이 아닌데 그들은 자식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으면 억울하다고 할까제 갈 길을 가야하는 자식이 행복하게 살아만 주어도 우리는 행복해 해야 한다그럼에도 그들은 왜 죽을 때까지 자식과 함께 살 것이라는 기대를 했을까

내가 결혼하여 가정을 가졌을 때 우리 엄마나 시부모가 함께 산다면 나도 불편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예진회 봉사센터 대표 박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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